2)산산(蒜山)
       
산산은(蒜山)은 도미부부가 천성도에서 다시 만나서 초근목피로 연명하다가 함께 배를 타고 산산 아래 마을로 이주하였는데 그 이주한 마을에 있는 산 이름이다.
 
삼국사기 권제35 잡지제4 지리2 신라조(新羅條)에서는 산산현(蒜山縣)이 교하군(交河郡)의 전신인 정천군(井泉郡)의 영현이며 고구려의 매시달현(買尸達縣)이였음을 밝히면서 현재는 당시의 위치를 알 수 없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교하군에 딸린 속현임이 밝혀진 이상 그 위치의 범위는 매우 축소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니까 교하에서 멀어봤자 주변에 있는 군보다 멀지 않다는 이야기가 되며 교하에서 반드시 연접한 지역에 위치하였을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타당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정천군은 다음에 교하군으로 명칭을 바꾸었는데 당시에는 두개의 현을 속현으로 거느리고 있었으니  지금의 파주시 주내면 파주리에 소재하였던 봉성현(峯城縣)과 고양시 일산구에 소재하였던 고봉현(高烽縣)을 속현으로 거느리고 있었던 것이다.
 
산산현(蒜山縣)역시 교하의 속현이었음으로 주변인 현재의 파주시와 고양시구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에 확실성을 부여하는 실례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까지의 연구자 대부분이 고구려 매시달현이라는 지명에 매달려 전국의 같은 지명만을 열거하면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니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영현의 필요성이 지역의 지배와 통솔에 직결된 사항이기 때문에 지방관이 파견된 인근의 지역을 영현으로 하여야 명령하달이나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몇 백리 밖에 있는 지역을 영현으로 한다면 그것이 지역 통솔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따라서 교하군의 속현을 함경도 덕원지방에 두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설령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 등에서 산산(蒜山)이라는 땅이름이 함경도 덕원, 평안도 상원, 전라도 화순, 경상도 김해, 황해도 황주와 봉산 등 전국 여러 곳에 아무리 많이 분포한다 하여도 도미부부와 관련이 있는 산산은 아닌 것이다.  

단지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들 대부분 지역의 산산(蒜山)이 거의가 바다와 인접한 강의 하구에 있는 땅 이름으로 고구려 때의 매시달(買尸達:매리달)은 수산(水山) 즉 물과 산이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의 “물달”의 기본형 ‘므리달’의 원형표기가 아닐까 생각되며7) 이러한 연장선에서 보면 교하에서 멀지 않은 문산(汶山)지역이 있는데 ‘문산’은 글자그대로 ‘물산’이라는 의미이고 배로 이동이 가능하며 거리상으로도 교하군의 속현이 될 만한 지역이므로 검토의 대상으로 주목된다 하겠다.

그리고 도미부부는 배를 타고 산산으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산산현(매시달)은 파주시와 고양시(경우에 따라서는 약간의 시계를 넘어설 수도 있겠지만)지역의 한강과 임진강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반드시 있다고 할 것이니 파주시의 탄현면과 문산읍 일원, 고양시 일산구 송산면 일원 등이 유력하게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도수희 교수가 유력지로 지목한 대동지지 권3 파주 조에 산봉(蒜峯)8)도 파주지역에 있는 산산(蒜山)이라는 의미 이므로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사료된다.

한편 또 다른 문제는 각종 지명사전에서는 정천군(井泉郡:어을매곶)과 산산현(蒜山縣:매시달현) 송산현(松山縣:부사달현) 유거현(幽居縣:동허현)이 모두 북한의 원산부근 지역이라는 설명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옳은가 이다.
 
먼저 도미부부가 성치 않은 몸으로 육지를 횡단하여 원산부근까지 갔었을 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어을매곶의 뜻이 교하와 연결되어있다는 것은 문헌으로 보나 어원으로 보아 확실하다.
 
다만 속현의 위치의 근거가 교하부근에서 찾기가 어렵다는 것인데 필자의 생각으로는 교하지역에 속현의 이름이 당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면 삼국사기 편집당시 정천군(井泉郡)이 동명이처(同名異處)로 교하와 원산부근에 있었던 것인데 속현을 기록할 때 착오로 교하의 정천군에 속현이 없었거나 다른 속현이 있었음에도 착오로  원산부근에 있었던 정천군의 속현으로 잘못 기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의 마음도 함께 가져가고 싶다.

그러나 먼저 교하부근에서 가능성을 찾는 것이 순서이므로 교하부근을 생각하여 본다.
교하부근에도 송산현(松山縣)으로 지목이 가능한 고양시 일산구에 송산(松山)이라는 오래된 지명이 있으며 전술한 파주시 문산(汶山)의 뜻이 산산(蒜山:買尸達)의 어원인 수산(水山)과 같고 정천군에 탄항관문(炭項關門)을 쌓았다 하였는데 교하북쪽에 연접(連接)한 지역이 탄현면(炭縣面)으로 탄현면은 원래 교하군(정천군)의 탄포면(炭浦面)과 현내면(縣內面)이 1914년 행정구역 변경 시 한자씩을 따서 탄현면이 되었으므로 탄항관문과 탄포면이 숯(炭)과 관계되는 포구임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어 사기(史記)를 잘못 기록하였다고 속단하기도 어려운 실정으로 더 심도 있는 연구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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