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민규
추민규

교육부가 ‘2028 대입 개편안 발표’를 연기하면서 중2 이하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고 봐야 한다. 특히 개편안이 연달아 미뤄지면서 입시안 예측만 무성한 상황에서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혼란스럽다. 이러한 흐름에선 팩트 체크가 중요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개편안에 대한 쟁점과 함께 올해 수능에 대한 논의를 짧게 정리했다.

▪ 지금의 입시 흐름과 중2부터의 입시 변화는?

현 중2부터 적용되기로 확정된 것은 고교학점제의 전면 시행이다. 이와 관련 쟁점으로 떠올랐던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은 존치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2022 개정 교육 과정 안도 이제 구체적인 세부안 확정만 남겨두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중2가 고교에 입학하게 되는 2025년부터 고1 과정은 상대평가로, 고2·고3 과정은 절대평가로 확정됐다. 

솔직히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은 ‘수능 평가방식’이다. 수능이 절대평가냐, 상대평가냐에 따라 대입 구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중2 이하 수험생 모두가 교육부 발표를 목 놓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올 초에는 교육학자나 대학 관계자 중 상당수가 대입 개편안이 미세조정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들어 수능의 공정성과 관련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수능 절대평가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어 교육부가 전면 개편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오히려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만약 수능이 절대평가가 되면, 현 중3에도 사실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3이 재수를 하게 될 경우 수능 평가방식이 아예 달라지는 셈이므로 입시 준비의 무게중심이 바뀔 가능성이 커진다. 대학 입학 관계자 중에서는 수능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면, 수시와 정시를 이원화할 것이 아니라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모두 수능 이후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고3, 2학기 교실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상황에서의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최근 자신의 SNS와 기고 등에서 수능 절대평가를 전제로 한 경우의 대입전형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기도 했다. “학교생활기록부+新 고교학력 자격고사 최저활용의 1차 모집과 新 고교학력 자격고사+면접 등의 2차 모집으로 변경해 대학이 처한 상황에 맞게 학생의 자율적 선발권을 보장하자”로 대학의 시각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수능 절대평가는 기존 형태의 N수생 대입 시장 규모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중 수업하는 기존 재수종합반의 형태에서 인터넷 강의 중심 또는 독학 재수 등의 조금 가벼운 형식의 N수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크다. 

▪ 만약에 중3부터 고3까지 수능의 쟁점은?

한때 일부 언론에서 2028학년도 수능을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과목으로만 치른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교육부에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3년째 치러지는 통합형 수능은 중3에게까지 적용되므로, 수능 출제 방향과 난이도는 많은 수험생들에게 폭넓은 관심사라는 사실은 명확한 현실이다. 특히 교육 당국이 지난 6월부터 밝힌 일관된 수능 출제 기조는 ‘킬러 문항 없이 변별력 갖춘 수능’이다. 다만 출제 난이도는 수험생마다 체감이 다른 상대적인 면이 강할 수 있어 출제자의 의도대로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2021학년도 수능을 참고하라는 교육부 관계자의 전언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2021학년도 수능 국어는 출제 당국이 지향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2021학년도 수능은 국어와 수학 과목의 점수 차이가 크지 않았고, 국어에서도 킬러 문항으로 지목된 경우가 없어 적당히 변별력 있는 수능이라 평가받고 있다. 당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가. 수학나형(주: 통합형 수능 이전 시험) 모두 137점이었다. 수학 가·수학 나형의 1등급 원점수 컷은 둘 다 92점으로, 최근 수능의 1등급 원점수 컷인 80점대 중후반보다 높았다. 수학 만점자는 수학 가형에서 971명, 수학 나형에서 1,427명이 나와 이천 명 대를 훌쩍 넘겼다. 

이번 수능에 대해 고2 이하 수험생들이 눈여겨볼 점은, 출제 경향 변화와 더불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서 고득점 동점자가 어느 정도 생길 것이냐와 과학탐구 Ⅱ(이하 과탐Ⅱ) 과목의 점수 추이다. 특히 과탐 Ⅱ 과목은 선택자의 감소와 과학탐구 Ⅰ(이하 과탐Ⅰ)과의 난이도 차이 등으로 과탐 Ⅰ과목과의 표준점수 차이가 지나치게 커서 최상위권 수험생들에게 미칠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에 과탐 Ⅰ에 비해 다소 낮은 원점수를 맞고도 높은 백분위를 맞을 수 있는 과탐 Ⅱ의 이점을 활용, 중위권 이하 수험생 중 일부에서는 과탐 Ⅱ로 수능 과목을 갈아타는 경우도 꽤 늘고 있다. 단 과탐 Ⅱ 과목의 난도를 낮추고, 상위권 N수생들의 과탐 Ⅱ응시가 늘어난다면 어느 정도 정상화될 가능성이 아직 존재한다.

모든 가설은 내려놓고, 사실을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고3들에게 덧붙여 조언하면, 수학 시험에서 ‘킬러문항 배제 원칙’에 따라 풀 수 있는 문항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올라갔는데, 그중 풀이 시간이 많이 들 것 같은 문항을 골라낼 수 있는 선구안을 키우라고 권하고 싶다. 실제 시험장에서는 문제가 어렵다기보다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문항 풀이가 원인이 되어 정작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도 시간 관계상 풀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무릇 시험이란 한정된 시간 내에 주어진 문항들을 해결하는 그야말로 ‘시간 배분의 싸움’임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뉴스투데이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