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문화유산지킴이 시민위원회 위원장 최무기

세상에는 귀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귀하지 않은 물건 또한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 조상의 지극한 예술혼과 역사성이 어려 있는 문화재라면 더할 나위가 없지 않을까. 다만 누구의 시각으로 보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작금에 각처에서 보물로 지정되어있는 문화유산을 국보로 승격시켜달라고 요청하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린다. 일례로 관동팔경 중 하나인 죽서루의 경우 국보승격을 위한 강원도 삼척시민의 뜨거운 열기에 힘입어 최근 문화재청의 현지 실사가 있었고, 경남 밀양 시민들 또한 1933년 보물로 지정된 후 1948년 국보로 승격되었다가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다시 보물로 내려앉은 영남루를 국보로 환원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이미 지역민의 힘으로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된 예도 있다. 보물 410호에서 국보 332호로 승격된 강원도 정선의 정암사 수마노탑이 그것이다. 2011년부터 약 4만의 정선 군민들이 한목소리로 응원하며 3번의 도전 끝에 2020년 6월에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정암사의 수마노탑이 국보로 승격되는 기쁨을 누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하남은 어떤가.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에 버금가는 한성백제의 고도로 구석기부터 신석기 청동기 유적이 모두 존재하는 그야말로 문화유적의 보고가 아니던가. 하남시 관내에는 미사리 선사유적지, 이성산성, 동사지 등 사적으로 지정된 세 곳과 동사지 3층, 5층 석탑, 태평2년명 마애약사여래좌상, 광덕사 소장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등 4개의 유물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그리고 제3기 신도시로 지정된 교산지구의 하사창동에서 출토된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은 하남의 문화유산 중 단연 백미로 꼽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는 하남을 떠나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 불교조각실에 들어서면 마주하는 높이 2.82m에 6.2톤의 현존하는 국내 최대의 철불인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은 석굴암 본존불을 재현한 듯 한 장대하고 위엄 있는 모습으로 고려 초 원종국사 찬유가 주지로 있었던 천왕사에 봉안되어 있던 주존불상의 모습을 천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도록 당당하고 품격있게 이어오고 있으며 조형미와 예술성에 있어서도 국내 철불 중 단연 으뜸이 아닐 수 없다.

이만하면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은 그 어느 문화재와 비교해도 국보로서의 자격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만약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하남시에서 출토된 문화유산 중 본 철불이 첫 번째 국보로 지정된다면 향후 교산지구의 매장문화재 시·발굴과정에서 천왕사의 사역과 주변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조사와 심도 있는 연구로 이어져 천왕사의 창건시기나 규모, 후원세력 등을 밝히는데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이제 철불의 환지본처(還至本處)에 앞서 33만 하남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화합하고 뜻을 모아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 국보지정 청원운동을 전개해 나간다면 관련법규와 절차에 따른 어떠한 난관도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며 하남시민의 힘으로 우리 문화재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는 역사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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