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경제중심도시에서 ‘문화’, ‘문화적 가치’ 가 있는 컬처노믹스의 개념이 반영된 문화중심도시 건설이 도시발전의 핵심 키워드가 되어가는 추세다.

문화를 통해 사회, 경제적 효과를 향상 시키고, 문화적 경제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활성화는 물론 문화 만족도 증진을 목표로 도시 경쟁력 확보에 몰두 하고 있는, 문화가 도시 경쟁력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하남시는 20여년 숙원사업인 하남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 아시아 최대 복합 쇼핑몰 건설, 미사·위례 신도시 조성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발전 요소인 ‘문화’, ‘역사’를 바탕으로 한 문화적 가치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20년전과 같은 ‘문화 불모지’에 머물고 있다.

문화는 그야말로 굴뚝 없는 사업이면서 우리 시민들을 위한 복지 중 가장 마지막 복지가 문화복지라고 생각한다. 젊은층도 노년층도 이젠 밥만 먹고 사는 시대가 아닌 여유있고 품격있는 삶을 꿈꾸는 시대이다. 문화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문화는 개인의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서로 여유를 갖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 문화가 풍성한 곳에는 문화로 인한 일자리도 창출과 경제 활성화와 함께 삶의 질도 향상된다.

문화에 역사를 빼놓을 수 없다. 역사는 문화가 모이고 쌓인 문화의 총체이다.
우리 하남시의 역사는, 다시 말해 우리 시의 역사 정체성은 무엇일까?
우리 시의 역사는 B.C 6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삼국시대 초 백제시조 온조왕 13년에 현재의 춘궁동 일대에 도읍을 정하고 『하남 위례성』이라 불렀다. 이후 백제 문주왕 원년에 웅진으로 도읍을 옮길 때까지 하남은 백제의 도읍지였다. 이후 신라시대 한산주, 고려 태조 23년부터 광주로 개칭되어 조선 선조10년 1577년에 광주군 동부면이 되었다. 그 이후 1989년 1월 1일 동부읍, 서부면 전체와 중부면 일부가 현재의 하남시가 된 것이다.

오래 전 백제의 도읍지이기도 했던 우리 하남의 역사를 많은 분들이 모르고 있으며 관심조차 없는데, 가장 주된 이유는 아마도 수원화성이나 몽촌토성과 같은 대표적인 역사문화 유적지가 없어서가 아닐까? 사실 우리 하남에 역사유적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 시 2020 도시계획에서 하남의 미래상은 ‘살기 좋은 청정하남’, ‘지식기반 자족도시’ ‘활기찬 문화·역사·관광도시’로 나누어 도시기반계획을 세울 만큼 우리 하남은 역사문화적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그 분야에서 발전가능성이 무궁한 지역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하남에는 이렇다할 역사적인 명소가 없다. 없는 것이 아니라 복원, 개발을 못했다는 말이 맞다. 문화·역사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하남에는 국가지정 문화재 6개소를 비롯해 크고 작은 많은 문화재가 있다. 이중 이성산성(二聖山城)은 하남의 대표적인 역사명소로 개발할 수 있는 최적지이다. 매년 이성문화축제가 개최되어 ‘이성’이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그 명칭이 ‘이성산성’에서 왔다는 것은 잘 알지 못한다. 그만큼 이성산성은 우리 시민에게도 낯설다.

얼마전 우리 지역에 대한 정체성 확립의 일환으로 하남의 이성산성과 일본 규슈(九州) 기쿠치城과의 고대 관계를 파악하고자 2015. 12. 17. ~ 2015. 12. 20.까지 4일간 하남문화원의 일본 학술 조사단에 참여하여 일본 규슈 기쿠치현을 다녀왔다.

일본 구마모토현 북부에 축조된 산성(山城)인 기쿠치성은 7세기 백제의 멸망과 함께 도일한 백제인들에 의해 이성산성을 모방하여 축성된 성으로 일본은 기쿠치성 복원 당시 우리 하남의 이성산성을 방문, 조사하였다고 한다. 이번 학술조사에서 우리 선조들의 축성술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도 했지만, 일본의 기쿠치성 복원과 관리에 대한 부러움도 같이 느꼈다.

훌륭하게 복원된 기쿠치성과 달리 우리 하남 이성산성은 현재 발굴조차 중단된 상태이다.
우리 시의 정체성과 역사를 알리기 위해 이성산성은 발굴하고 복원할 충분한 가치와 필요성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시의 역사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지역브랜딩 사업의 일환으로 이성산성을 복원,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산성의 축조시대 등 이성산성 자체의 정확한 정체성 확립을 위한 노력도 복원·개발과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이성산성은 축성연도에 대한 기록이 정확히 남아 있지 않다. 초기에는 주로 문헌이나 고증을 통해 백제시대 축조된 성이라는 견해가 있었고, 발견된 유물 등으로 신라 축조설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아직 결정적인 자료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성산성의 정체성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만큼 보다 많은 발굴과 역사학자들의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이성산성 전체를 완벽히 복원함은 물론, 여러 성공적 개발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역사관과 다양한 체험시설,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문화유적지로 조성해야 한다. 또한 남한산성·광주향교와 이어지는 하남 위례역사길과 연계한다면 학생들의 역사체험 견학뿐만 아니라 산책시민·등산객, 하남유니온스퀘어 쇼핑을 위해 하남을 방문한 내·외국인, 해외 자매결연도시 관계자의 방문필수 코스로 하남의 또다른 명소가 될 것이며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복원하고 개발·관리하느냐에 따라 이성산성은 전국을 넘어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에까지 전해진 우리 선조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인 이성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누가 불가능하다고 장담하겠는가? 이성산성의 정체성과 가치가 정확히 밝혀지고 훌륭하게 복원되어 전국 각지에서, 세계에서 우리 이성산성을 찾아오는 그 날을 하남을 사랑하는 시민여러분과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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