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인문학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두 축인 것 같아서 몇자 적어볼까 한다.

인문학은 사람이 태어나면 하는 공통적인 질문인 “나는 왜 사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통찰을 담고 있어 인간의 삶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즉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에는 내가 왜 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자기 자신에게 묻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들고 그 생각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지식들을 융합하기 시작한다.

물론 처음에는 그저 흡수하는 것에서 머물지만 시간이 지나고 많은 지식들이 쌓이게 되면 그런 지식들을 융합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기술, 경제는 사람이 더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일 뿐이지만 인문학은 궁극적으로 인간이 원하는 행복한 삶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 시대에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고 그렇기 때문에 경제학을 배우고 기술을 배워서 물질적인 부를 채우지만, 물질적인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니라는 것이 지난 역사속에서 증명되었고 이제는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생각할 때가 된 것이다.

이렇게 인문학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전 세계적으로 인문학이 홀대를 받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고,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영국 등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인문학이 이토록 홀대 받는 이유 중 가장 큰 문제가 고등교육 시장에서부터 자금 지원이 줄고 정치권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연구 자금 지원금이 2009년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비의 0.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인문학의 어학적 풀이는 "인간의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명사다. 단순한 글자의 풀이에서 벗어나 인간의 전반적인 삶과 관계가 깊은 학문이다. 즉, 철학적 사고와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철학적으로 해석해 인간 본연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인지도 생각해 볼 시기가 온 것이다. 세계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오른 유럽이나 미국 등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국가가 형성되기 전에는 먹고사는 문제,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국가의 기조였다.

우리나라도 6.25 전쟁이후 피폐해진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토의 개발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세워 전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빠르게 성장한 나라가 됐다. 성장의 기조에 맞춰 정책이 수립되고 도로를 개설하는 등 국토개발에 여념이 없었던 시절을 지나 지금의 정책 기조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 건설을 위해 복지를 중심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렇게 인문학이 시대적 요청에 부응할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몫이다. 최근에는 경북 칠곡군에서 칠곡군의 사회적기업 지역특화사업인 인문학적 소셜 비즈니스의 마을기업 사업의 일환으로 사회적 기업과 인문학마을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네트워킹을 형성해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자생력있는 인문학 마을로 성장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경기 수원시에서도 2011년부터 2년 동안 인문학 강좌, 공연, 축제, 전시, 답사등 3천241회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개최 하였으며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인원만 57만8천 여명에 달하는등 인문학 강좌의 성과가 높은 것으로 자체평가 분석하여 보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우리 하남시도 수도권에서 성장 잠재력이 가장 높고 살기좋은 도시로 2013년에만 해도 여러 가지 사업을 시행하여 역동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이러한 개발사업과 함께 무상급식, 무상보육, 노인복지 등 개발과 복지는 어느 정도되고 있지만, 인문학의 발전은 아직도 갈길이 먼 것 같다.

이렇게 개발과 복지가 실행되고 나면 향후 5~6년 후에는 미사강변도시, 유니온스퀘어, 현안1,2지구 사업 등이 완공된다. 개발이 끝나는 시점에서 하남시가 나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려면 시기적으로 어렵다는 것에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면 지금 부터 향후 5년 후를 대비하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인간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정책, 그것이 향후 하남의 과제 일 것이다. 인간의 삶을 충족시키면서 하남시의 역사적 가치와 시민들의 문화 충족을 위한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토대위에 우리 하남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여야 한다. 이렇게 인문학이 발달되면 가장 먼저 시민들의 생각은 하남의 역사에 대한 갈증일 것이다. 하남의 역사는 현재 역사학자들마저도 정확한 연대를 산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하남의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성산성'만 해도 통일신라시대로 추정하고 있지만 재야 사학자들 사이에서는 '한성백제' 시대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그 이유인 즉, 이성산성을 둘러쌓고 있는 성벽 속에는 백제 시대에 축조되었던 축성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산성 성벽에는 안쪽에서부터 백제 시대 성벽, 고구려 시대 성벽, 통일신라 시대 성벽 순으로 쌓여있다)

국보로 지정된 동사지 3층 석탑과 5층 석탑에서도 시대를 가름할 수 없는 주춧돌이 발견됐고 동양 최대의 철불도 발견된 곳이 하남이다. 특히 고골 일대의 지명에서도 '궁안' 등 궁과 관련된 지명이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것은 하남시의 역사를 바로 인식해야 할 주요한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개발이 끝난 향후 우리 하남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가 관점이다. 개발과 복지가 가져오는 삶의 가치에 맞춰 시민들의 니드를 충족시킬 올바른 인문학적 문화정책 수립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되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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