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한성백제연구회(회장 유병기, 이하 하백회)가 발족을 한지도 벌써 3년이 넘어선다. 처음에는 하남을 사랑하는 뜻있는 사람들의 작은 생각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하남의 뿌리를 찾아 나서는 의미 있는 모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08년, 하남관내 답사를 시작으로 하남근교에 있는 아차산과 송파일대, 설봉산성, 파사산성, 수촌리고분군, 공주와 부여, 양주일대, 그리고 파주와 연천, 남양주와 구리 일원 등 매달 하남 그리고 백제와 연관된 유적지를 찾아 나서고 스터디를 병행한지 3년, 해를 거듭 할수록 우리지역 정체성에 대한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나고 있다.

답사지 현장에서 보여 지는 기와편의 문양과 토기 편들, 가구식 건축의 주춧돌 간격과 모양, 산성을 쌓아올린 방식과 석탑의 형식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유적과 유물을 두고도 보는 책마다 상이한 일면이 한둘이 아니다. 어찌 이럴 수 있을까? 하나의 유물을 두고도 어느 책은 신라요, 어느 책엔 고구려, 또 다른 책은 고구려, 백제, 신라중 어느 곳도 아닌 삼국시대라 표기되어 있다.

우리의 역사흔적과 유물을 두고도 확실한 정보와 시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차라리 우리 지역에 대하여 의견을 달리하는 학자들을 모아놓고 누구나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함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겠으나, 왜 그런 토론회 하나 변변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인가? 그런 우리지역 정체성에 대한 답답함에서 시작된 하백회는 현장의 체험이 가장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우리하남을 시작으로 주변의 삼국시대 유적과 유물을 관찰한지 3년, 짧은 공부로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대략 유물을 보면 시대의 감을 되짚을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다.

또한 진일보 하여 지난 3월 11일,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아스카, 나라에서 숨 쉬고 있는 한반도 역사의 흔적, 즉 한성백제의 근원지인 하남의 역사를 바로알자는 취지에서 오랜 시간 준비하여 떠났던 일본 답사는 하백회로서는 남다른 의미인 것이다.
 
3월5일 일본답사의 막연한 혼선을 피하기 위하여 예비소집 겸 답사지와 일본의 역사 그리고 역대 천황들의 계보에 대한 오순제 박사의 특강을 개최하였으나 일본으로 가기도 전에 회원들은 벌써 난해하고 혼란스러운 낯 빛이 역력하다.

여하튼 이로서 부족하긴 하지만 답사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11일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드디어 11일 트렁크와 배낭으로 무장한 회원들이 어디 전쟁이라도 나가는 듯 씩씩하게 집합장소로 모여 든다. 미리 준비해 논 24인승 콤비에 올라 인천공항으로 달려간다.

아직 해가 떠오르기도 전이라 답사여행이 설레어 밤잠을 설치었을 회원들 이지만 얼굴의 미소는 인천을 향하는 내내 햇살 가득하다. 아마도 아주 오래전 우리의 선조들이 현해탄을 건너 만들어 놓았던 일본의 문화가 자못 궁금해서 기대하는바 커 그러할 것이다.
 
공항에서 간단한 출국절차를 마친 일행은 비행기에 오른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슴 철렁한 기분을 느끼며 드디어 비행기는 한반도의 땅을 벗어나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잠자고 있는 오사카 주변의 백제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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