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하남시장
김상호 하남시장

 

코로나19 대응 지침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의 하나가 확진 환자 동선 공개입니다. 우리 시 확진 환자 동선 발표에 대해 일부 시민들께서도 문제제기를 해 주셨습니다. 시의 행정에 관심을 가지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선 공개와 관련해서는 응원하고 격려해 주시는 시민도 있고, 개선점을 조목조목 제안하시는 분도 있지만, 불만을 토로하거나 분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확진자 동선 공개는 우리 시뿐만 아니라 전국 시, 군, 구에서 제기되는 논란이기도 합니다. 오염된 장소를 피하기 위해 또는 접촉자가 확인되기 전에 방문했던 사람들이 스스로 조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시민 여러분의 염려와 걱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그러나 민원을 제기하는 일부 시민들 중에는 “보건소가 동선조사를 안하고, 세금을 축내며 놀고 있다”거나, 심지어 “직원들이 코로나에 걸렸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밤잠 설쳐가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직원들의 마음이 어떨지 착잡하기만 합니다.
 
이런 비난의 밑바탕에는 확진이 ‘그들만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남시 사례와 언론에 소개된 사례를 소개합니다.
 
(1) 코로나 완치 후에도 없어지지 않는 낙인
“확진자인데 00에 왔어요. 저렇게 돌아다녀도 되나요?” (제보 전화)
 
(2) 확진자와 같은 단지에 사는 아이들에 대한 혐오
“확진자가 00단지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00이가 그 아파트에 살죠? 어린이집에 못오게 해주세요” (어린이집 학부모)
 
(3) 가짜뉴스로 고통받는 확진자 피해 호소
“ 00사우나 확진자는 가족에게 피해 갈까봐 찜질방에서 묵고 있었다”
“ 확진자가 00 냉면‘ 집 사장이라는데 ... ”
(4) 자영업자들의 눈물
“내가 만 원짜리 염색 해주고 망하게 생겼어요”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염색 헤어샵)
 
“신문을 끊지 않았는데 어느 날부터 신문이 배달되지 않았다. 치킨을 주문하고 주소를 불러주니 갑자기 ‘닭이 떨어졌다’며 전화가 뚝 끊겼다”
(관련 기사 보기 https://original.donga.com/2020/stigma-covid19 )
 
(5) 부부의 눈물
“업장에 온 확진자와 5분 만났는데 제가 감염이 되고, 집에서 아내가 감염되었습니다. 우리는 생활치료센터로 가고, 두 아이들이 자가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데 사는 곳이 알려지면 왕따가 되지 않을까 눈물이 납니다”
 
(6) 동선 공개 가짜뉴스로 불륜커플이 되다
“같은 시간 같은 숙소에 머물렀다고.. 어느 날 불륜 커플이 됐다.”
(관련 기사 보기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306125?cds=news_edit)
 
(7) 바이러스 보다 무서운 낙인
“’확진’도 무섭지만 ‘낙인’은 더 무서워”
(관련 기사 보기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082)
 
확진자가 방문한 곳의 가게 이름, 신분 등이 노출되어 인권이 침해되고 경제적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는 사례들을 자주 접합니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의도적인 방역 방해 등) 확진자는 피해자입니다.
접촉자가 모두 확인되지 않거나 다중이 모이는 공간인 경우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제한적으로 공개해야 합니다.
생업에 종사하거나 단 몇 분 지인과 마주하다가 코로나를 맞닥뜨린 내 이웃이자 가족입니다. 무조건적으로 거주지 및 방문지를 공개하는 것은 내 이웃과 가족이 생업을 포기해야 하거나, 인권을 침해받는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정부 방역수칙과 지침을 지키지 않은(광화문 집회 등) 일부 확진자를 제외하고, 감염경로를 모르거나, 잠깐의 접촉으로 감염이 된 대부분의 시민들은 가해자가 아닙니다. 비판하는 여러분 자신이 확진자가 될 수도 있고, 여러분의 가족과 친척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하남시 선별진료소 검체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올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면 아래 절차대로 안내드립니다.
 
1. 확진자 격리조치 및 경기도 방역당국에 보고
2. 확진자 거주지 소독 및 ‘발생 알림’ 재난문자 발송. (홈페이지 및 공식 SNS 게재)
3. 경기도 역학조사관과 협조, 이동 동선 등 역학조사 실시
4. ‘1차 역학조사 결과 알림’ 재난문자 발송 (홈페이지 및 공식 SNS 게재)
 
조사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민 여러분께는 확진자 발생 시점보다 늦게 안내를 받고 계십니다. 우리 시도 8월 중순 이후부터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시민 불안을 어떻게 최소화 할 것인지 신속한 동선공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 하남시 동선 공개 기준
 
우리 시 동선공개 기준을 설명 드립니다.
 
(1) 코로나 방역, 시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
(2) 확산방지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공개로 확진자나 가족 인권 보호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정보에 한한다는 기준에 따라 접촉자가 모두 다 확인되었을 경우(특정될 경우) 상호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개별 연락이 어렵거나 접촉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인권침해를 감수하고 상호를 공개합니다. 이는 질병관리본부의 원칙과도 같습니다.
중대본의 ‘확진 환자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안내 (2020년 6월 30일 03판)’에 의거해 지자체는 확진 환자 동선공개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수합니다.
(1) 연령 및 성별 비공개
(2) 거주지 읍면동 이하 비공개
(3) 환자 증상 및 방역과 무관한 임상정보 비공개
(4) 확진자가 마지막 접촉자와 접촉한 날로부터 14일 경과 시 공개내용 삭제
 
그러나, 다중이용시설, 역학조사 결과 접촉자가 모두 확인되지 않을 경우는 상호명을 공개하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동선공개에 대한 각 지자체의 차이는, 중대본의 권고에 따라 앞으로 인권과 시민 알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수렴될 것입니다.
 
우리 시는 확진 환자 동선을 지침에 따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에서도 시민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확진 환자가 방문한 곳에서 발생한 접촉자의 수와 조치 등에 대해 좀 더 빠르고 자세하게 안내할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시민들께도 확진자 동선 공개 지침과 관련하여 좋은 의견과 제안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은경본부장 발표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역학조사가 한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역학조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동선만 공개하는 단계로 넘어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그 어느때보다 비상한 상황에 마스크 착용, 손씻기, 강력한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실천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가지만 더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확진 환자도 우리 이웃입니다. 혐오와 배제가 아닌 연대와 협력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시도 여러분이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고, 불안하지 않도록 동선 공개와 관련하여 미비한 점은 보완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위대한 하남시민 여러분은 꼭 해 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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